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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쓰기 전 우리가 갖고있는 캐나다에 대한 생각은 우리의 관점이라는 걸 말해주고 싶다. 4년이라는 시간이 어떻게 하다보니 이렇게 흘렀다. 어떻게 보면 짧은 시간. 어떻게 보면 긴 시간이었다. 처음왔을 때 이 도시의 바람은 차가웠다. 아이를 낳고 적응을 하느라 바빴고 취직이 안 될까 애타고 걱정했던 시간들도 스쳐지나간다. 그리고 처음 왔을 때 크게만 느껴졌던 영주권을 받을 날이 다가왔다. 하지만 우리는 영주권을 신청하지 않았다.
캐나다에 살면서도 사실 우리 부부는 다음에 살 곳에 대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특히 작년에 코로나바이러스의 여파로 경제적인 위기가 찾아오면서, 역설적으로 우리가 다른 장소로 이사할 수 있지는 않을까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1년 가까운 시간의 노력 끝에 운 좋게도 우리는 곧 핼리팩스를 떠나게 될 것 같다.
한국과는 무척 다른 점이 많은 곳이다 보니 그 차이점은 모두가 장점이자 단점이 될 수 있다. 어떤 책 제목처럼 캐나다 이민 절대 오지 말라는 사람도 있고, 그냥 저냥 만족하고 사는 사람도 있고, 정말 행복하게 지내는 사람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글에서 핼리팩스에서 우리가 느낀 단점을 많이 적을 것이지만, 이런 점들이 우리 부부에게 맞지 않아 또 한 번의 이주를 결심하게 한 원인이라고만 적고 싶다. 누군가에게는 큰 문제가 아닐 수도, 기회가 될 수도, 역설적으로 만족스러운 부분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주변 사람중에서는 반은 핼리팩스에 남아 있고 반은 핼리팩스, 또는 캐나다에 실망해서 다른 곳을 찾는다.
1. 인프라 열악
캐나다는 정말 넓다. 인구는 4천만이 채 되지 않는, 한국보다도 적은 나라이지만, 국가 면적은 무척이나 넓다. 그래서인지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잘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1-1 값비싼 통신료
한국 사람들이 불만이 많은 통신 요금... 한국보다 더 저렴한 통신비를 지닌 나라가 정말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애석하게도 캐나다는 해당되지 않는다. 참고로 우리 부부는 매월 집 인터넷 요금으로 100 달러, 휴대폰 요금으로 8-90달러를 지출하고 있다. 물론 양육비를 최대치를 받는 가족들에게 매월 10달러에 집 인터넷 요금을 바꿔주는 정책을 현재 트뤼도 정부가 진행하고 있지만,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재택근무 위주로 하는 우리에게 인터넷 속도의 저하는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이 있기 때문에 섣불리 선택할 수가 없었다.
1-2 불안정한 전기 공급
한국에서 점점 전봇대를 찾아보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전선 지중화를 통해 도시 미관을 해치는 전선들을 지하로 옮기고 있기 때문이다. 지중화의 한 가지 장점은 정전의 가능성을 줄여주는 것이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캐나다, 특히 대서양 연안 주에서 전선 지중화는 당분간 절대 일어나지 않을 일이다. 노바스코샤 지역 전력 공급을 담당하는 노바스코샤 파워 측에서 아예 그런 사업은 일부 지역의 특혜를 위해 주 전체의 고객들의 전기료에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에 진행할 수 없다고 엄포 아닌 엄포를 놓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한 피해는 상당하다. 뭐 허리케인이 불어서 정전이 되는 것은 완전히 이해를 못할 일이 아니기는 하나, 정전이 정말 어처구니 없는 이유로 일어나기도 한다. 자동차가 전기 공급 시설에 충돌해서 인근 지역이 정전되거나, 새가 부딪혀서 정전이 일어나거나, (모두 실제로 노바스코샤 파워의 정전 알림 페이지에서 보았던 정전 사유들이다!) 아까 말한 바람이 불어 전기 공급이 끊긴다거나... 특히, 2019년과 2020년의 허리케인의 상륙은 노바스코샤의 많은 가구들의 전기 공급을 끊었다.
사회에 웬만해서는 불만을 갖지 않는 캐나다 인들의 대응은... 발전기를 사는 거다. 그래서 NSCC IT 캠퍼스에서도 2019년 허리케인 상륙 이후로 발전기 공사를 했고,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아파트도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했다. (물론 아파트의 태양광 발전기 설치로 인한 전기세 절감 혜택은 없다. 아무래도 자기네가 전기 회사에 전기를 팔 목적으로 설치한 것 같다...)
1-3 불량한 도로 상태와 답 없는 교통 인프라
캐나다는 눈이 많이 온다. 특히 노바스코샤는 지리적인 영향으로 눈이 많이 온다. 11월에서 4-5월까지 눈이 보통 오는 것 같다. 그로 인한 교통의 마비는 생각보다 장난이 아니다. 가장 최악이었던 것은 2019년 11월이다. 아직 본격적인 겨울이 들어서기 전이라 많은 차량들이 스노우 타이어를 갖추지 않았고, 결국 해당 차량들이 지역의 주요 교통로인 고속도로의 정체를 유발한 것이다. 그래서 보통 30분 정도면 갈 거리를 몇 시간에 걸려서야 갈 수 있는 교통 지옥을 만들어버렸다. 이는 현재 핼리팩스 주변의 도로들이 충분한 우회로를 갖지 못하고 있기 때문인데, 핼리팩스에서 다트머스로 넘어가려면 1) 맥도날드 브릿지, 2) 맥케이 브릿지, 3) 다리를 정 건너기 싫으면 베드포드 쪽으로 우회인데, 내 기억에 이 때의 정체는 3) 지역에서 일어나는 바람에 자연스레 1과 2에 무리를 주고, 안타깝게도 베드포드로 가는 길은 3밖에 없기에 베드포드 쪽으로 가는 사람은 도로가 주차장임을 알면서도 울며 겨자먹기로 차를 몰고 가야할 수밖에 없는 웃픈 사건이었다.
작년, 독일에 있는 지인이 올린 독일의 도로 정비하는 장면을 보고 놀랄 수밖에 없었다. 정비하고 있는 독일 도로의 정비 전 상태가 캐나다의 정비한 이후의 도로 상태보다 나빴기 때문이다. 아래 사진들은 원래 도로 실태를 폭로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심지어 이 사진들에서 보이는 움푹 파여있는 아스팔트들을 보자. 안 그런 곳이 드물다.
보도도 빼놓을 수 없다. 한국에서는 그렇게 욕하던 남는 예산으로 보도블럭 깔기... 여기선 조금 필요하다고 느낄 정도다.




2. 허름한 나무집들
이건 정말 개인적인 취향이다. 글에 썼다시피 캐나다는 물가가 높고 낮은 임금이고 세금이 높다보니 전체적으로 도시 분위기가 낡기도 했지만, 특성상 나무집이 많은데 나무집의 페인트가 너덜너덜하게 벗겨져있다. 어둑해질 때쯤 길을 걸으면 무슨 유령의 집들을 걷는 기분이 든다... 게다가 보도들도 부서져있고. 꼬여있는 전봇대는 덤이다.


3. 섬 같은 도시 그리고 문화생활 불모지
한국인들은 문화생활을 한다고 말하면 떠오르는 것은 미술관을 가서 전시를 보는 것, 다양한 거리의 카페를 가거나 공연을 보는 것 등 여러가지가 있다. 지금 생각해보면 우리가 엄청나게 많이 나가서 노는 편은 아니었지만 그 가.끔 이라는 시간에 무엇을 하고 어디를 간다는 게 얼마나 소중한 건지 여기선 많이 느끼게 되었다.
한국은 오밀조밀하게 모여있어서 봄에는 벚꽃구경하고 가을에는 단풍 구경하고 차를 타거나 버스, 기차를 타고 바다 보러가기도 좋고 놀 거리가 풍부하다... 하지만 캐나다는 너무 땅이 넓다. 5번째에도 언급하겠지만 여기서 가장 가까운 도시를 가기 위해선 비행기를 타고 한 명당 50만원이나 드니 정말 큰 맘 먹지않고서야 여행을 자유럽게 다니기 힘드니 이 곳은 섬같은 곳이 될 수 밖에 없다.
개인적으로 캐나다 인들과 친해지는 것은 매우 어려웠다. 공통의 관심사를 찾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혹시 캐나다 인과 친해지고 싶다면, 1) 심슨 시리즈를 처음부터 최신작까지 2-3번 보고, 2) NHL의 주요 경기 + 토론토 팀의 경기를 보며, 3) 미국 정치 뉴스를 보면서 미국을 비판할 부분을 찾아보자. 특히, 2)에서 카나디엥이라는 이름에 혹해서 몬트리올의 팬이 되지 말자. 물론 모든 캐나다 인들을 일반화하기는 어렵겠지만, 대부분의 캐나다 인들은 1-3을 제외하면, 이제 캠핑 + 마시멜로 구워 먹기 정도로 시간을 보낸다. 자연스레 문화 생활의 중요도가 매우 낮다.
핼리팩스에는 노바스코샤 아트 갤러리와 자연사 박물관이 있다. 노바스코샤 아트 갤러리는 영화 "내 사랑 (2017)"의 주인공 모디의 개인전에 가까울 정도로 로컬 작가 모디의 작품들의 비중이 매우 높다. 한국에서 접하기 어려운 작가이다 보니 한 번은 가볼만 하지만, 문제는 특별전을 거의 하지 않는다. 자연사 박물관은 그래도 특별전을 뭔가 하나쯤은 하려고 노력하여, 인체의 신비 전도 하고 (물론 최근에는 이 전시와 관련하여 윤리적인 문제가 불거지지만), 이집트 미라 전시도 하고, 공룡 전시도 하고, 노력을 하는 모습은 보이지만, 연도도 제대로 정리도 안되있고 프로그램이 체계적이지 않게 느껴졌다. 개인적으로 돈이 아깝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캐네디언들이 문화생활에 관심이 없으니 이런 부분들이 도태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4. 낮은임금 높은물가
안타깝게도, 노바스코샤, 핼리팩스는 유입 인구 만큼이나 유출 인구가 많다. 최근 한국, 중국, 남미, 중동, 인도에서 많은 인구가 들어오고, 캐나다 안에서도 대학 도시의 위상을 가진 편이라 많은 젊은 층이 유입되지만, 지역 출신이 아니고서야는 살아남기가 쉬운 곳은 아니다. (단, 2020년 한 해에 한해서 코로나바이러스 방역에 선방한 지역이라 다른 지역에서 이런 것과 무관하게 인구가 좀 유입되기는 했지만, 최근의 바이러스 대폭발은 앞으로 이것이 장기적으로 유지될 지 좀 의문이다.) 아직 취직을 하기 전, 한 사람은 모임에서, 자신은 원래 부모님이 나이가 드셔서 어쩔 수 없이 돌아왔는데, 돌아오면서 연봉 2만 달러를 손해보았다고 했다 (이 사람은 캐나다 인이었다). 실제로 나는 첫 취업을 세전 연봉 3만 5천 달러로 시작했는데, 똑같은 일을 미국에서 최대 연봉 10만 달러 이상까지도 찾아볼 수 있다. 요즘 캐나다가 기업 입장에서 의료 보험 비용의 절감 (캐나다는 MSI로 인한 기본 의료 보장이 정부 차원에서 있지만, 미국은 아니므로), 낮은 임금을 무기로 미국의 IT 기업을 유치하려고 하는데, 대서양 연안 주는 현재, 캐나다 안에서 같은 시도를 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따라서 낮은 임금으로 승부하는 지역이고, 임금이 절대 높지 않다. 안타깝게도 물가는 그렇지 못하다. 특히, 이 지역의 인구 구조가 고령화 되어 있어 (그래서 코로나 방역에 신경을 많이 써서 타 주에서 오는 경우에도 자가격리 14일을 때리고 있다) 노인 복지 및 의료 분야 세금 지출이 많고, 그래서 세금을 많이 뜯는다. 연봉 35,000 달러면 월급이 2,000달러 극후반이 세전 임금인 셈인데, 이 해에 내 통장에 찍히던 건 약 월 2,000 달러였다. 거기다 월세 내고, 어린이집 보내고, 통신비 내고, 전기세 내고, 적자는 필연적이었다. 지금도 완전히 해결을 못했지만, 이는 장바구니 물가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유럽 이주를 알아볼 때, 물가 비교 사이트에서 물가를 비교했을 때, 부실한 교통 인프라 때문인지, 핼리팩스의 장바구니 물가는 유럽보다 매우 높았고, 좀 심한 품목은 1.5배 이상의 가격으로 매겨지기도 했다.
다음 이미지는 물가 비교 사이트를 기준으로 하여, 유럽에서 물가 비싸기로 소문난 북유럽 도시 스톡홀름과 비교한 것이다. (출처: www.numbeo.com/cost-of-living/compare_cities.jsp?country1=Sweden&country2=Canada&city1=Stockholm&city2=Halifax&tracking=getDispatchComparison)

놀랍게도 빵, 계란, 치즈, 치킨, 소고기, 바나나 빼고는 스톡홀름이 다 싸다. 남유럽이나 중유럽만 되도 핼리팩스보다 장바구니 물가가 비싼 곳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문제는... 임금이 더 낮은 곳이고, 이 임금 기준이 만약 세전이라면 더 암울해진다. 물론 북유럽은 세금 많이 뜯는 곳이니 얘기가 다르지만, 핼리팩스도 많이 뜯기 때문에...
그리고 한 가지 짚고 넘어가고 싶은 부분이 바로 세금이다. 개인적으로 캐나다 세금 제도가 별로 합리적이라고 느끼지 못한다. 일단 캐나다에서 사람들이 갖는 세금에 대한 인식을 보면, 1) 혹자는 연봉이 너무 높으면 세금을 떼가는 게 너무 많아져서 어느 정도만 벌고 싶다고 말한다. 2) 유럽은 캐나다보다 세금이 더 비싸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개인적으로 별로 높지 않은 내 연봉의 액수만을 기준으로 (화폐 가치를 무시하고) 계산했을 때, 노바스코샤의 세금은 북유럽 정도는 아니지만, 영국보다도 비쌌다. 그리고 두 번째로, 류현진이 토론토로 FA 이적을 했을 때, 류현진의 세금은 오히려 LA에서보다 절감된다는 뉴스가 나온 적도 있다. m.mk.co.kr/news/sports/view/2019/12/1078312/
‘토론토 계약’ 류현진, LA보다 세금 4% 절감 - MK스포츠
매경닷컴 MK스포츠 김성범 기자 투수 류현진(32)이 23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MLB) 2번째 팀으로 캐나다의 토론토 블루제이스를 선택했다. 이전 미국 소속팀 LA다저스에 있을 때보다 세금을 덜 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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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경험, 통념, 뉴스가 모두 사실이라고 가정하였을 경우, 내가 내린 결론은 단 하나였다. 캐나다는 미국으로 부자들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부유층의 세금을 낮게 책정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료보험 등으로 인한 많은 세금 지출을 메우기 위해, 상대적으로 저소득층에게 세금을 많이 걷는다는 것이다. 물론 나는 회계사도, 세무사도, 세금 분야 전문가도 아니기에 지극히 개인적인 결론이다.
그리고 또한, 개인적으로 알아본 바에 의하면, 대부분의 나라의 소득세 산정은 소득에 따라 구간을 나누지만, 그 액수에 대해 매기는 세금은 총액에 대해 그 세율로 부과하지 않는다. 말이 매우 복잡하니 예를 들자면, A라는 국가에서는 연봉 30까지는 5%, 50까지는 10%, 70까지는 15%, 그 이상은 20%의 소득세를 부과한다고 가정하자. 대부분의 자본주의 국가에서 연봉이 100인 사람은 20의 세금을 내지 않는다. 돈을 더 버는 바람에 실질 소득이 줄어드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100을 0~30, 30~50, 50~70, 70~100으로 구간을 나누어 구간 별로 세금을 부과한다. 물론, 그로 인한 복지 혜택의 변동으로 인한 실질 소득의 변화는 있을 수 있지만, 최소한 소득세를 기준으로 했을 때, 돈을 더 벌어서 세금을 더 많이 냈어는 거짓말이라는 말이다. 돈을 더 벌어서 복지 혜택이 줄어서 금전적으로 손해를 봤어가 보다 적절한 말이다.
어쨋든, 이러한 점으로 인해, 우리는 핼리팩스에 살면 살수록, 좀 더 나은 삶을 위해서는 핼리팩스를 떠나 미국으로 가는 방법 밖에 없다고 느껴졌지만, 개인적으로 미국보다 유럽을 더 좋아하므로, 유럽행을 도전해보고자 하는 마음이 커졌다. 참고로 캐나다 영주권이 있다고 해서 유럽행이 수월해지지는 않지만, 미국의 경우 구 NAFTA, 현 USMCA 국가 국민 및 영주권자를 우대하는 비자 제도를 가지고 있다. 아메리칸 라이프에 대한 꿈이 있고, 미국 이주를 직접적으로 하기에는 경제적으로 부담된다면, 생각해볼 수 있는 선택이지만, 어찌되었건, 개인적으로는 핼리팩스의 경제적인 상황은 장기적으로 이 곳에 살기 어렵다는 느낌을 주었다.
5.교통
한국인들에게 여행은 굉장히 익숙하다. 버스 여행, 기차 여행, 최근 10-20년은 저가 항공의 등장으로 인한 비행기 여행까지도 다닐만 해서 다닐 수 있는 곳도 정말 많다. 하지만 핼리팩스는 이 부분에서 정말 암울하다. 땅이 워낙 넓어서 핼리팩스에서 버스가 직접 닿는 곳은 뉴브런스윅, PEI 정도까지. (물론 퀘백까지 가는 버스 노선이 있기는 한데, 한 번 갈아타야했던 걸로 기억한다. 엄청난 소요시간에 대해서는 논하지 않더라도...) 페리를 타더라도 뉴브런스윅, 뉴펀들랜드, 미국 메인 주. 기차... 솔직히 기차 타고 어디 갔다는 사람 본 적이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몬트리올까지 가는 기차 가격은 비행기와 별 차이 없고 소요 시간은 비행기로 2-3시간이면 갈 곳 거의 24시간 내외로 투자해서 가야한다. 자연스레 비행기 가격은 저가가 저가가 아니다. 그로 인해, 핼리팩스에 사는 4년 동안 노바스코샤 밖으로 나가본 건 한국 갔다올 때 환승으로 들렀던 곳들 뿐이다.
캐나다 인들의 여행은 어떨까? 물론 비행기를 타고 가는 경우도 있고, 있는 집안에서는 여행 프로그램으로 유럽 보내주기도 하고 그러는데, 그나마 좀 일상적인 여행은 자동차 타고 모텔에서 중간 중간 자면서 일주일 정도 일정으로 퀘백이나 온타리오까지 갔다오던지, 아니면 아예 뉴브런스윅에서 미국으로 틀어서 뉴욕이나 메사추세스까지 갔다오는 것이다.
그래서 로드 트립이 아니라면 여행이 어려운 이 곳. 우리에게는 맞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지인은 핼리팩스를 답답하고 섬같은 곳이고 핼리팩스를 온 게 왠지 모르게
발목 잡힌 기분이라고 한다.
6.허술함
핼리팩스에 살면서 많이 듣는 소리는 화재경보기 소리였다. 같은 아파트에서 4년동안 살면서 한 달에 한 번씩 오작동으로 화재경보기가 울리는데 고치지를 않는다. 문제는 학교에서도 간혹 일어난다. 일 년에 한 번 정도… 사람들은 처음에는 나가지만 나중에는 나가지않는다. 난 이런 일들이 굉장히 위험하다고 생각하고 이 문제를 고치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놀라웠다.
그리고 아파트에 바퀴벌레가 많았고 해충관리업체를 아파트 측에서 불렀지만 캐나다에서 굉장히 많이 보는 허술한 직원이 대충 약 찍 뿌리고 둔한 발걸음으로 대충대충 일처리를 하며 원인조차 알려고하지않고 일 다 끝났네 하고 나가는 모습을 보면 한숨만 나온다. 이 곳에 살면서 대충 대충이 습관이 된 사람이 너무 많고 그래서인지 도시도 더 낙후된 것 같다.
글을 마무리 하면서 도시에 대한 생각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인터넷으로 검색하면 업체들의 긍정적인 면만 보기가 쉽다. 안타깝게도 어느나랑 이민에 대한 느낀점은 와봐야 제일 잘 알 수 있지만 핼리팩스와서 실망을 하고 캐나다에 실망을 한 수많은 지인들이 많다는 사실을 쓰고싶었다. 하지만 종종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으니 너무 나쁜 점만 있는 건 아니라고 쓰고싶다.
그리고 캐나다 혹은 핼리팩스에 이미 와 계시거나 혹시 이미 계획이 너무 진척되어 돌리기 어렵다고 느끼신다면, 그렇지만 이 글의 단점이 너무도 크게 느껴지신다면 너무 낙담하지 않으셨으면 한다. 다행스럽게도 한국은 외국과 취업 시스템이 너무도 다르지만 솔직히 북미/유럽은 많이 비슷하기에 본인의 성향에 따라 핼리팩스에서의 커리어를 바탕으로 다른 캐나다 도시, 혹은 미국 (영주권 가지고 있으면 별도의 비자 프로그램으로 미국 진출이 용이한 것으로 알고 있음), 유럽 (비자 문제가 있어 우선순위는 아니지만 경력을 잘 쌓으면 좋은 조건으로 진출 가능)으로의 진출이 가능하니 더 멋진 삶을 설계하는 디딤돌로 여기셨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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