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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핼리팩스에서 녹턴을 본지 3번째가 되었다. 이 축제는 Nocturne: Art at Night이라는 이름으로 10월 세 번째 토요일 하루 저녁 6시부터 자정까지 진행한다. 녹턴은 예술축제이다. 이 축제를 체험해보면 도시 자체가 갤러리이자 거리 미술관이 된다. 걷다보면 사람들도 들떠있고 가끔 옷을 독특하게 입는 사람들도 있다. 

녹턴 축제는 단 하루밖에 하지않지만 한 달 전부터 곳곳에 녹턴포스터가 붙어있다. 핼리팩스의 주간지 The Coast는 녹턴이 있는 주간이면 특별 판으로 녹턴 축제를 소개하는 신문지도 발간하는데 전시하는 지점을 번호로 매겨서 지도에 표시가 되어있고 구역별로 나눠있으며, 전시에 관한 소개도 있다. 읽어보고 마음에 드는 전시가 있다면 해당번호가 쓰여진 곳으로 가면되는데 이 축제의 재미는 바로 무료버스이다. 버스에는 번호가 아니라 Special 이라고 써있었는데 버스에 써있는 멘트는 매년 조금씩 달랐던 것 같다. 버스는 전시장 순회 버스처럼 도시를 누빈다. 버스에 타면 가고싶은 곳이 어디냐고 자원봉사자가 물어보고 도시의 사람들의 얼굴에는 활기가 느껴진다. 

녹턴 축제일에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버스
녹턴 축제일 버스 노선도

상세 노선은 위의 지도에도 나온 것처럼, Summer St - Spring Garden Rd - Barrington St - Morris St - Holis St - Terminal Rd - Lower Water St - Cogswell St - North Park St - Cunard St - Robie St, Summer St - Spring Garden Rd - Barrington St - Morris St - Holis St - Terminal Rd - Lower Water St - Cogswell St - North Park St - Cunard St - Robie St를 지나는데, 원래 버스 정류장들에 다 선다고 보면 된다.

녹턴 2019년 공식 가이드 (https://drive.google.com/file/d/1I7kTsZKlWLpBD6qVxFSwZWZFgVgeQvL1/view)

녹턴의 안내 신문을 보면 너무 전시가 많아서 하루만에 다 볼 수 없다는 걸 알게 된다. 그래서 정말 보고싶은 전시만 보는데 보통 제일 재밌는 곳은 핼리팩스 퍼블릭가든(작년엔 없었지만)과 센트럴라이브러리이다. 아무래도 제일 중심지이다보니 그런 것도 있고 퍼블릭 가든에서 전시한 조명과 어울러진 공원의 모습과 밤의 경치는 색다른 느낌을 주기 때문에 신선하다.

2019년 녹턴 중 퍼블릭 가든에 전시된 작품

 

센트럴 라이브러리에서 선보인 녹턴 2019 작품 중 하나, 원래는 도서관 안에서 보는 작품인데 밖에서 보면 이렇게 열일 중이시다...

배링턴 스트리트의 한 갤러리에서 사람들이 작품을 구경 중이다
영화 내 사랑으로 잘 알려진 핼리팩스의 자랑 모디 르위스의 작품을 레고로 표현한 2019 녹턴 출품작

버스를 타고 집에 가는 길이면 하루 밖에 안해서 굉장히 아쉬움이 크고 여기저기 작품을 보러다니느라 피로가 조금 몰려오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하루 밤의 전시라서 강렬하다는 생각도 든다. 도시의 평범한 일상이 마법처럼 이 날은 미술관이 되고 익숙한 도시는 전시가 되기 때문이다. 모두가 관객처럼 보이는 사람들도 다음 날은 핼리팩스의 평범한 사람들이 되어있다. 이러한 마법에 걸린 느낌이 바로 예술이 아닐까?

노바스코샤 미술관 (Art Gallery of Nova Scotia)의 갤러리에서 라이브 페인팅을 하는 모습

이렇게 도시에서 축제 차원으로 전체를 미술관처럼 꾸미는 행사는 아마도 이렇게 핼리팩스가 크지 않은 도시라서 더 가능한 걸 지도 모른다. 하지만 핼리팩스 뿐만 아니라 다른 도시에서도 이런 축제를 많이 볼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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